'응답하라 1988'의 시청률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는 신문기사를 접했습니다. 저역시도 호돌이와 굴렁쇠 소년으로 추억되는 1988년의 서울 올림픽이 선명하게 기억나는 사람의 한 명으로써, '응팔'의 내용과 영상에 공감하며 재미있게 보고 있는 시청자 중 한 명입니다.
사실 저는 TV를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드라마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게 시청해서 인상 깊은 드라마의 제목을 대부분 기억하는 편인데 제가 애청하는 TV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응답하라' 시리즈 입니다. 최근에 방영하고 있는 '응팔'을 보면서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와 더불어 추억이라는 선물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드라마 속 '쌍문동'의 사람냄새 나는 풍경은 실은 제가 늘 꿈꾸는 이상적인 삶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함께 모여서 서로 아파하고 고민하며, 또 상처를 보듬어 주고 함께 기뻐하는 모습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따뜻한 정(情)이 아닐런지요? '응팔'을 보는 동안은 메마른 현실 속의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추억 젖은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어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어느덧 서른 중반을 넘긴 지금에서야 조금(사실 아주 조금)이나마 세상을 향한 눈이 열린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잃은 것들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것이며 비워내고 씻어내고 또다시 채워나가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슬픔 속에도 반전의 씨앗은 있고 기쁜 날이 계속되더라도 영원할 수는 없으며 지독한 절망도 결국은 지나가는 것이라는 것을 체험속에서 체득하고 있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10년 뒤의 내모습을 그려봅니다. '응답하라'의 주인공들이 그랬듯이 지금의 우리네 삶도 10년 후, 20년 뒤에는 추억 속의 선물처럼 새롭게 다가올 날들이 분명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러한 시간이 찾아왔을 때 지금을 돌아보면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들만 쌓여 있기를 기대해고 기도합니다.
시간은 잡을 수 없기에 더욱 가치있는 것이 아닐런지요. 시대의 천재, 아인슈타인은 과거와 미래는 단지 허상일 뿐이며 존재하는 것은 '지금'뿐이라는 말로 저를 위로해 줍니다. 지금을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고 켜켜이 쌓은 추억들은 보석으로 빛날 기억의 창고 속에 넣어서 10년 뒤에 나이를 먹고 웃으며 꺼내봐야 겠습니다.
12월의 남은 날들도 편안하고 평화로운 시간으로 가득 채워가시길 바라겠습니다.
written by_나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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