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시인 한 분은 사랑을 알고 이별을 하고 나서부터 시(詩)를 쓰게 되었다고 말씀 하시곤 합니다. 저역시 그 분의 말씀에 공감하면서 사랑과 그에 따른 아픔이 있는 사람이야말로 그나마 시(詩)를 조금이라도 끄적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혹자는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가치 있는 3가지를 들면서 '자신감'과 '긍정적 사고' 위에 '사랑'을 올려 놓기도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고 세월을 먹어가면서 느끼는 사랑과 이별의 생채기는 분명 보다 나은 사람으로 이끄는 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을 통해서 또 이별의 아픔을 통해서 좀더 성숙한 자신이 될 수 있으니까요.
가장 최근에 쓴 자작시 '사랑니'의 전문을 띄웁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랑니
밤이 깊었건만
쉬이 가시지 않는 통증
얼음찜질하며 부운 볼 거울에 비추니
어긋난 이 사이 사랑니 솟아올랐다
그녀와의 인연을 시샘하는 것일까?
사랑니는 오늘따라 더욱 아프다
통증이 사라질수록
더욱더 선명해지는 그녀와의 추억
사랑 잊으려 진통제 두 알 틀어넣었다
아픔 사이 부풀어 오른 볼
진통이 사라진 사랑니,
이불 펴고 불 끄고
사랑니의 통증 잊은 채
그녀와의 추억 잊기로 한 채
아픈 사랑의 불을 껐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항상 아픕니다. 사랑의 길이와 깊이와는 상관없이 언제나 이별은 이별만큼 진한 아쉬움과 아픔을 남깁니다. 그게 사랑니가 되었든 부푼 볼이 되었든, 진통으로 전해지는 이러한 생채기는 비록 오랜 시간 뒤에 아물고 굳어지더라도 자국과 상처는 남아 있습니다.
이별이 없는 사랑이라면 시(詩)가 되지 않겠지만 사랑을 할 때에는 시를 쓰지 않아도 좋으니 연인과의 인연이 영원으로 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집니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그토록 간절한 바람도 결국은 시(詩) 한 편으로 남아 '사랑니'가 되었네요.
12월의 날이 차갑습니다. 겨울 바람도 매섭구요. 따뜻한 호빵이 생각나는 이 밤에 사랑을 담은 저의 시(詩) 한 편으로 조금이나마 여러분의 마음을 달랠 수 있으면 저로서는 완전 만족입니다. ^^ 밤하늘 별처럼 평안한 밤 보내시길 바라며...
written by_나프란
'1인칭 시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난센스 퀴즈와 유머로 지친 하루에 활력을~!! :) (8) | 2015.12.16 |
---|---|
'응팔'을 보며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다. (6) | 2015.12.14 |
당신은 첫눈 오는 날 만나고픈 누군가가 있나요? (10) | 2015.11.26 |
2015 한국시리즈에서 어느 팀을 응원하시나요? (13) | 2015.10.27 |
살다보면, (6) | 2015.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