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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칭 시점

기레기는 왜 기레기인가?! 정신 똑띠 차리기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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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과 뉴스가 언론을 장악하다시피 한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무렵, 집에선 중앙일보를 구독하고 있었다. 야자(야간 자율학습)를 마치고 밤 10시가 넘어 집으로 오면 씻고 쇼파에 기대 앉아 신문을 읽곤 했다. 뉴스에선 볼 수 없는 좀더 디테일한 내용들과 정치와 관련한 정보들을 보며 그땐 그 내용들이 마냥 사실이겠거니 하며 믿곤 했었다. 

신문 뉴스


 그러다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가 왔고 2000년대가 되자 인터넷이 보편화, 대중화 되면서 때로는 신문이나 뉴스보다 더 강력한 목소리를 인터넷 매체들이 쏟아내곤 했다. 그리고 인터넷의 익명성을 기반으로 하여 거짓 정보들도 시나브로 늘어나게 되었고, 200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그러한 거짓 정보들의 진위를 구분하는게 쉽진 않았다. 

 그 시절 한 친구 덕분에 접하게 된 한겨레21은 신문이나 뉴스, 인터넷에선 볼 수 없는 새로운 세계의 언론을 내게 보여 줬고,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나 당시에 그 정책을 실행하게 된 이유 등에 관해 모르던 사실을 알 수 있게끔 해줬다. 


신문


 그 덕분에 지금도 우편향, 좌편향이 아닌 '문제의 핵심이 뭔가?'에 대한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조금은 생긴 듯 하다. 

 언젠가부터 대한민국 언론을 이야기할 때에는 기레기(=기자+쓰레기의 합성어!)라는 단어가 종종 등장한다. 이 '기레기'들의 특징은 사실의 확인은 등한시한 채 이슈에만 매달려 단지 많은 조회수나 자신들의 경제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기레기들이 늘어날수록 국민들의 정치에 관한 눈높이 역시 높아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나역시도 기레기들이 흔히 쓰는 '누구누구의 말을 빌리자면', '누구누구에 따르면'으로 시작하는 칼럼이나 언론 보도는 그냥 그르고 있다. 그러한 기삿거리는 나역시도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들을 짜깁기만 하면 얼마든지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기레기


 그저 이슈에만 혈안이 되어서 논쟁거리만 만들어내는 기레기들이 대한민국 언론을 장악하고 있는 한 언론의 발전은 그저 먼 나라 일처럼만 느껴진다. 물론 직업의식과 소명으로 무장한 기자들도 있긴 하겠지만 미꾸라지 한 마리가 우물물을 흐리는데, 수많은 기레기들이 언론의 물을 흐리는 건 어쩌면 당연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메이저 신문사


 우리나라의 소위 메이저 신문사인 조선, 동아, 중앙 일보는 물론 진보적인 색채가 강한 한겨레나 경향 신문 등의 언론들도 소위 '기레기' 논란에서 자유롭진 않은 듯 하다. 사실이 검증되지 않은 기사들을 마치 이미 결론이 난 것처럼 소개하는 사례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최근에 정의연 사태와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윤미향 당선인을 향한 무분별한 기사를 보고 있으면 이 사건의 본질과 잘못된 부분을 설명하기 보다는 좀더 자극적이고, 좀더 이슈화 될 만한 내용이 많은 것 같아서 기분이 씁쓸해 진다. 


언론 기레기


 언론사들 역시 경제의 논리를 무시하지 못하고, 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적어도 누구보다 정확한 내용들을 전달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언론을 책임지는 이들이 '기레기'라는 말은 듣지 않게 되기를 누구보다 바랄 뿐이다.  


written by_나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