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낼 때, 그게 이별이 되었던 죽음이 되었던 그 상처는 너무나도 아프게 다가오곤 합니다. 때론 그 슬픔에 빠져 한동안, 아님 오랜 시간 동안 어두운 터널에 갇혀 본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거에요.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을 경험한 아픈 상처들. 그게 연인이 되었던, 가족이 되었던...
하지만 그러한 힘든 과정을 견디고 나면 나무에 나이테가 새겨지듯이 사람에게도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힘이 생겨나는 경험을 해 봤을 겁니다.
얼마 전에 창원에 살 때 종종 만나곤 했던 지인이 췌장암에 걸렸다는 좋지 않은 얘기를 듣고, 걱정과 함께 한동안 많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삶과 죽음과 내가 할 수 있는 일들과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들에 관해서요..
췌장암에 걸린 그 분은 국립대 조선공학과에 입학할 만큼 공부도 잘했고, 인성도 좋았으나 군대에서 선임에게 구타를 당한 후 의가사 제대를 했고, 결국 군대에서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었어요. 물론 직장 생활도 할 수 없었고, 늘 책만 가까이 하며 하루를 살곤 했습니다.
저역시 고성으로 이사를 온 뒤로는 그 분과 만날 일이 거의 없었는데, 최근에 다른 분을 통해서 그 분이 췌장암 판정을 받고 힘들어한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물론 회복이 되어서 건강한 삶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실은 쉽지 않은 듯 하네요.
우린 가족이라는 공동체, 지역 사회, 그리고 더 나아가 국가와 세계라는 큰 환경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자기 자신, 즉 '나' 자신이 가장 소중한 존재임은 분명하죠. 부모님이나 형제, 친구들이 있어도 자신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순 없는 거니까요.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선 지금, 이 순간에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면 된다'는 건 누구나가 아는 명제입니다만 종종 삶을 후회하는 제 자신을 보면서 답을 아는 수학 문제를 못 풀어 틀리는 상황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앞으로 저는 더 늦기 전에 좀더 사랑하고, 좀더 즐겁게 살고자 노력할 것이며 무엇보다 남의 기준이 아닌 진정한 '나답게' 살기 위해 주위 시선에 신경쓰지 않고자 애쓸 것입니다.
어차피 현실에서의 삶은 1번의 생(生)과 1번의 죽음으로 마무리가 되기에 한번 뿐인 인생,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치열할 정도로 재미나게 살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written by 나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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