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회째를 맞은 故 이선관 시인을 기리기 위한 '창동 허새비 축제'가 지난 21~23(금~일)일까지 마산 창동 일원에서 열렸다. 지역문화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작은 축제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개인적인 느낌과 또 앞으로 지역문화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기술하고자 키보드를 두드린다.
사실 이 분(故 이선관 시인)과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 20여년전 마산 창동에 있던 '책사랑' 이라는 민간도서관에서 처음 뵀었고 그 후 '책사랑'이 합성동으로 옮긴 뒤에도 자주 뵙고 대화를 나누곤 했다. 뇌성마비 2급이었던 시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처음에는 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 분의 눈빛과 말을 함께 들으니 점점 그 분이 하고자 하는 바를 알아들을 수 있게 되었다. 유난히도 맑고 투명한 눈빛의 시인에게서 선물받은 호두 한 알을 오랫동안 간직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늘 같은 복장,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책을 읽고 시를 썼던 이선관 시인은 2005년에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 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도 모르게 가슴 한 구석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꼈다. 누구보다 깨끗하고 청렴하게 살면서 시를 쓰시던 모습이 지금도 잊히질 않는다.
창동 허새비 축제의 기사를 오늘(2014년 11월 24일)자 경남도민일보에서 발췌하여 읽으면서 지역축제가 당면한 어려움이 남일같이 느껴지지 않았다. 나역시도 시를 쓰고 있고 문학회 활동을 하는 동인의 한사람으로서, 비록 밥벌이가 되지 않아 다른 직업을 통해 먹고 살고는 있지만 늘 마음 한구석엔 문화의 향수에 젖어 사는 사람으로서 지역문화의 침체는 참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가까운 친구 중에도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연극과 연기를 하면서 20년 넘게 한 우물만 판 녀석이 있는 데, 그 친구 역시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얼마전부터 연기보다는 고정적인 수입을 벌 수 있는 무대장치와 연출 쪽으로 직업을 옮겼다. 또 도민일보의 기사중에 지역 영화사 대표의 글을 읽었는데 5년동안 수입이 0 이라고 한다.
인류와 문화는 사실 땔래야 땔 수 없는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관계이다. 인류가 문화를 통해 발달하고 발전했듯이 문화 역시 인류가 있었기에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지역 문화는 경제적 문제, 인적 문제, 인프라 문제 등으로 인해 한계를 맞고 있으며 보다 재미나게 문화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이 없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경제 선진국이기 이전에 지역의 문화를 발전시켜서 튼튼한 뿌리를 갖춘 발판으로 삼고, 그 후에 그 문화를 토대로 경제성장을 외쳐야 하는 게 아닐런지....
written by_ 나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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