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새긴 문학관이나 미술관이 하나 있다면 얼마나 큰 가문의 영광일까요? 경남권의 이름 있는 문학관과 미술관을 총정리 했습니다. 문화의 감성에 목말라 있던 분들은 올 여름 휴가를 문학과 예술의 바다에서 그동안 접하고 싶었던 예술의 맛을 마음껏 음미해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문화인들을 위한 꿀 여행 정보! 한 번에 쏙 들어오는 경남권 문화 산책입니다. (예술인 기념관은 가나다 순입니다.)
1. 김달진 문학관 (창원시 진해구 소사로 59번길 13, 1907~1989) - 경남 진해에서 7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치고 서정주, 김동리 등과 함께 '시인 부락' 동인으로 활동한 시인이자 한학자인 故 김달진 작가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문학관입니다.
2. 김춘수 유품 전시관 (통영시 해평 5길 142-16, 1922~2004) -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접해봤을 '꽃'이라는 시로 유명한 김춘수 시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전시관입니다. 통영 출신인 故 김춘수 시인의 유품과 시집 등을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 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3. 문신미술관 (창원시 마산합포구 문신길 147, 1923~1995) - 대칭 조각 예술품으로 유명한 문신 작가의 혼이 깃들어 있는 문신미술관입니다. 저는 20여년 전 고등학교 때(당시 가장 친했고 지금도 베스트 프랜드인) 친구의 소개로 문신미술관을 처음 가봤습니다. 당시에도 입장료 500원만 내면 예술품을 관람하면서 마음 편히 쉴 수 있었기 때문에 토요일 오후나 방학 때 미술관에 가서 조각과 조형예술을 보고 컵라면을 하나 사서 마당의 벤치에 앉아 바다를 친구 삼아 먹던 추억이 있네요. ㅎㅎ
4. 박경리 기념관 (통영시 산양읍 산양중앙로 173, 1926~2008) - 2008년에 타개한 대하 소설 '토지'를 지은 통영 출신 소설가 박경리 선생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기념관입니다.
5. 박재삼 문학관 (사천시 서금동 101-61, 1933~1997) - 사천(옛 삼천포)의 노산 공원 내에 자리 잡은 문학관으로 문학관의 마당에는 관람객들이 쉴 수 있는 흔들그네가 있고 옥상에서 바닷가를 바라보면 배가 부지런히 움직이는 부산한 삼천포 항구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박재삼 시인의 대표작인 '천년의 바람'은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네요.
천년의 바람 박 재삼
천 년 전에 하던 장난을
바람은 아직도 하고 있다
소나무 가지에 쉴 새 없이 와서는
간지러움을 주고 있는 걸 보아라
아, 보아라 보아라
아직도 천 년 전의 되풀이다
그러므로 지치지 말 일이다
사람아 사람아
이상한 것에까지 눈을 돌리고
탐을 내는 사람아
6. 윤이상 기념공원 (통영시 중앙로 27 도천테마공원, 1917~1995) - '통영이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로 불리우는 작곡가 故 윤이상 선생은 최근에도 친일행적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긴 하지만 선생의 음악성 만큼은 인정을 받아 통영시에서는 매년 윤이상을 추모하는 통영국제음악제를 열고 있습니다.
7. 전혁림 미술관 (통영시 봉수 1길 10, 1916~2010) - '통영의 피카소'로 일컬어지는 전혁림 화백의 미술혼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미술관입니다.
8. 청마 문학관 (통영시 망일 1길 82, 1908~1967) - 청마 '유치환' 선생의 혼을 느낄 수 있는 청마 문학관입니다.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으로 시작하는 대표작인 '깃발'의 시비와 청마의 흉상은 문학관 근처에 있는 청마의 생가에 가면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로 시작하는 '행복'이라는 시도 청마 유치환 선생의 대표작 중 하나이죠.
깃발 유치환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9. 평사리 문학관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길 76-23, 소설가 박경리 선생 1926~2008) - 박경리의 소설 '토지'를 비롯하여 지리산권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과 작가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문학관입니다.
저는 아직 정식등단을 하진 못했지만 지역 문학회에 가입해서 10여년동안 꾸준히 글을 쓰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등단에 대한 욕심보다는 좀 더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컸었는데, 지금은 등단을 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제 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받고 또 결과물을 얻어서 글을 쓰고 시를 쓰는데에 힘을 얻고 싶기 때문이죠. 머지 않은 시간에 좋은 소식을 들고 블로그에도 알릴 수 있길 바라봅니다.
장마철이라 습한 공기 때문에 유쾌하지 않은 기분이 들기 십상인데요, 마인드 컨트롤 잘 하시고 참고 인내하면서 즐거운 휴가를 상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웃님들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여유와 평화를 기원합니다.
written by_나프란
'여행 >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번 주말 무료 승선으로 돝섬 여행을 떠나볼까요? (12) | 2016.01.27 |
---|---|
12월의 첫 주말, 겨울바람이 부는 김해 분산성 여행 (12) | 2015.12.07 |
기억에 남는 여행지 두 곳, 함양 상림숲과 지리산 서암 (2) | 2014.12.05 |
6.25전쟁 최대격전지, 다부동 왜관지구 전적기념관을 가다. (4) | 2014.06.15 |
문학과 예술의 감성여행_경북 영천 임고서원 (2) | 2014.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