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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시골 마을의 겨울 풍경(경남 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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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갑지 않은 손님인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하루, 김장 하는 것을 돕기 위해 시골 부모님댁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시골 마을이라 해봤자 이 곳-고성읍-에서 15분 남짓이면 가는 거리에 있는 한적하고 평화로운 동네입니다. 뒷산에 대나무가 많아서 마을 사람들은 흔히 '대밭골'이라 부르고 있죠.  저역시 이 곳에서 살다가 최근에 읍으로 독립해서 나오긴 했지만 한 번씩 가서 힐링을 하고 오곤 한답니다. 특히 이번에는 평화로운 겨울 풍경을 눈과 가슴에 담고 왔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대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천천히 흐르는 시계바늘'이 이 곳에는 있습니다. 구름도 느리고 나뭇가지를 기어다니는 장수풍뎅이도 느리고 개미와 고양이와 심지어 시간마저도 천천히 흐르는 곳이 바로 '대밭골' 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평화로운 시골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도 물론 있을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머릿속이 너무 복잡하거나 바쁘게 돌아가는 현실에 현기증이 난다면 분명 평화로운 시골은 휴식의 장소로는 최고일 것입니다. 시간을 잊은 체 따뜻한 아랫목에 배를 대고 군고구마를 먹으면서 책을 보고, TV를 보면 확실히 원기가 충전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돌아가고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것들이 튀어나오는 요즘입니다.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하고 불안감에 휩싸일수도 있고 달아나는 세상을 쫓기 위해 지쳐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곳에서 5~6년 가량 살면서 느낀 것은 인생은 결코 짧은 것이 아니며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준비를 많이 해야 하고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쉴 때 확실히 쉬는 것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마라톤같은 인생에서 웃으며 종착역에 도착하기 위해, 만약 지금 너무 머릿속이 복잡하거나 현실속에서 현기증을 느낀다면 가까운 시골마을을 찾아 휴대전화 끄고 한 이틀 재충전을 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여전히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서의 겨울 풍경과 함께 한 하루.

 


 Written by_나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