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늘같은 밤이면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한 권 책꽂이에서 꺼냅니다. 책읽기에 안성맞춤인 이 시간에 석민재 시인의 시집 <엄마는 나를 또 낳았다>를 꺼내 들었습니다.
(엄마는 나를 또 낳았다_석민재 시집)
책을 출판한 곳이 '파란'시선인데, 특이하게도 책 표지는 새빨간 색상이 인상적인 시집입니다. 석민재 시인은 경남 하동 출신으로 2015년에는 '시와 사상'을 통해서, 그리고 2017년에는 '세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시인입니다.
석민재 시인의 첫 시집인 <엄마는 나를 또 낳았다>를 펼쳐서 시 한편 한편을 읽고, 시집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의 느낌은 오래 전 읽었던 신경숙 소설가의 <깊은 슬픔>을 읽은 후의 느낌과 사뭇 비슷한 감정이 들었네요.
슬프지만 무겁지 않고, 때론 유쾌한 듯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글을 보면서 제 마음 속에 있던 엉어리들이 한데 뭉쳐서 조금씩 밖으로 분출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럼 시집 <엄마는 나를 또 낳았다>에 수록된 시 중에서 몇 편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말기 암 어머니를 돌보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시인은 결코 무겁거나 슬프지 않게 '빅풋'이라는 제목의 시로 표현하였지만 시를 읽는 내내 슬픈 감정이 밀려 왔습니다.
위 시는 석민재 시인의 '비의 기분'이라는 시입니다. 비에도 기분이 있다면 저럴까요? '한 병은 모자라고, 두 병은 남고' 라는 마지막 표현에 한참 머무르게 되네요.
석민재 시인은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는 분이고, 제게 <무한화서>라는 책을 추천해주신 분이기도 합니다. 한때 석시인이 글쓰기 공부를 함께 하자고도 했지만 저는 바쁘다는 핑계로 시(詩) 공부를 하지 않았는데, 지금 저는 여전히 시 실력이 정체기인 반면에 석 시인은 꽤 유명한 작가가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면 미칠 것 같다는 시인의 말처럼 저역시 지금부터 또 다른 목표인 '등단'을 위해 하루에 10분 정도 꾸준히 시(詩) 공부를 하리라 다짐해 봅니다. 다짐한 김에 일단 1년만 열심히 해 보고 결과물을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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