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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칭 시점

<체게바라 평전>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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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속엔 불가능한 꿈을 가진 리얼리스트, <체게바라 평전>을 읽고


 우리 사회에선 흔히 좌파나 우파, 아니면 중도. 이런 식으로 정치나 경제 성향을 단정 지으려는 경향이 있다. 요즘 쉽게 들을 수 있는 ‘종북 좌파’니 ‘중도 우파’라는 단어들도 결국은 너무 쉽게 남을 판단함으로 인해 내뱉는 말인 것 같다. 체게바라 역시 사회주의 사상을 옹호한 것은 사실이지만 평전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그 시대의 상황 속에서는 부의 불평등과 또 가진 자들에 억압받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했기 때문에 ‘좌파’니 ‘우파’, 이렇게 단정 짓는 것은 편협된 시각이고 종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시각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게 아닐까 싶다.

천식을 앓으면서도 자신의 꿈에 대한 뚜렷한 확신으로 그 꿈을 현실로 만들고자 했던 노력, 포기하지 않는 굳은 신념과 실천력은 비록 그의 삶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글로 나마 충분히 배울 수 있는 부분이었다.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의학도, 에르네스토 게바라는 남미여행을 통해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하는 것보다는 이 세계의 모순-빈곤과 부의 불평등, 자본과 권력의 문제 등-을 치료하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이자 우선되어야 할 것임을 깨닫고 쿠바와 아프리카, 볼리비아 등지에서 혁명에 투신하게 되고, 그 시대의 상황 속에서 그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책을 통해 알 수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책의 중간 중간에는 사진이 첨부되어 있는데 흥미로운 것은 1960년 12월에 북한에서 찍은 사진과 눈을 감지 못하고 죽은 사진을 통해 보다 생생하게 체게바라의 삶을 느낄 수 있는 점이었다.

 책의 도입 부분은 게바라와 알베르토의 남미 여행을 통해 빈곤에 허덕이는 주민의 생활상을 알게 되고 막대한 자본의 자본가들에게 착취당하는 노동자의 실상을 느끼고 자신이 가야할 삶의 방향을 찾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중간 부분은 피델 카스트로를 만나 본격적인 혁명을 하게 되는 이유와 혁명과 전쟁을 하는 부분이 비교적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전쟁과 혁명의 시대 상황과 공간적인 배경, 그리고 등장인물을 통해 비록 우리나라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남미 쿠바, 볼리비아 등지-이지만 간접적으로나마 그 곳을 느낄 수 있었다.

 마무리 부분은 게바라의 일기를 통해 전쟁의 내용과 자신의 느낌을 기술하고 있다.


<체게바라 평전>은 7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양의 책이지만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세 번째 정독을 하고 있다. 2006년 10월 12일-책을 사면 겉표지 다음 페이지에 산 날짜를 기록하는 습관이 있다-에 책을 사서 20대 후반에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어렵기도 하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지만 서른을 훌쩍 넘긴 지금 다시 읽고 있는 <체 게바라 평전>은 그 때 와 사뭇 다른 느낌으로 글의 내용이 다가오는 것 같다. 비록 게바라는 서른 아홉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생각하고 실천했던 불합리한 현실을 고치기 위한 노력과 끊임없이 불타오르는 열정은 세 번째 글을 읽고 있는 나에게 다시 한 번 뜨거운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다.


written by. 나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