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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노트

'벌써' 찾아온 2월에 어울릴 만한 시(詩) 두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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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과 봄 사이에서 얼음을 초록빛 새싹의 시간으로 바꿔주는 달, 2월에 어울릴 만한 시(詩) 두 편을 준비했습니다. 가슴 속엔 희망을 품고 '용기'의 신발끈을 단단히 묶어서 조금씩 움트는 생명의 기지개에 맞춰 모든 분들이 밝고 힘차게 살아갈 수 있는 2월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눈 오는 길 배경

 

눈 오는 길         신대철

 

막 헤어진 이가

야트막한 언덕집

처마 밑으로 들어온다.

할 말을 빠뜨렸다는 듯

씩 웃으면서 말한다.

 

눈이 오네요

 

그 한마디 품어 안고

유년시절을 넘어

숨차게 올라온 그의 눈빛에

눈 오는 길 어른거린다.

 

그 사이 눈 그치고 더 할 말이 없어도 눈발이 흔들린다.

 

 

 


 밖에 나가기가 겁날 정도로 맹위를 떨치던 찬바람도 2월이 되니 조금씩 잠잠해 지고 있네요. 자연의 혜택 못지 않게 자연이 주는 경고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최근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2월 희망 빛


 이곳 '남쪽 나라' 고성에는 겨울의 끝자락인 지금까지도 눈발은 거의 흩날리지 않았고 생명의 초록빛만이 조금씩 보이고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따스한 봄의 기운이 주위를 채울 듯 싶네요.  


 

 

봄 햇살


봄맞이        배소희

 

발자국 소리 없는 사람들만 모였다

일어설 수 없어 늘

등 구부린 사람들만 모여

읽지 말라는 시집 오적을 읽으며

먹지 말라는 밥 먹으며

부르지 말라는 노래를 불렀다

 

한 계절이 비껴날 때마다

사라진 한 끼 밥

대신 퍼먹으며

더 작은 골방으로

더 깊은 골목으로

웅크려 들어갔다

 

군용담요 아래 발가락들이

채 피지 못하고 떨어진

자목련으로 꼬물대던 창밖

소리 없이 하나씩

지워졌던 발자국이

또박또박 가슴에 찍혀졌던

 

봄이 오면

봄 맞으러 가야지


노란 꽃 사진


 겨울은 겨울대로 또 봄은 봄대로의 매력이 있지만 저는 따스한 봄 햇살을 더 좋아합니다. 막바지 추위에 감기 조심하시고 늘 건강하세요~~ :)

 



Written by_나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