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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칭 시점

비요일 오후의 감성 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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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에 젖을 수 있는, 오늘처럼 비오는 오후를 저는 참 좋아라 합니다. 비록 동동주와 맛깔스런 김치 파전이 추억의 맛을 조금은 헝클어 놓긴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촉촉히 젖고 추억을 안주 삼아 얼음 사알짝 낀 동동주 한 사발 마실 수 있는 비요일 오후의 감성 돋는 시간이 저는 정말이지 좋습니다.

 외향적감성형(ENFJ)의 저는 사실 일반적인 남성보다는 감수성이 조금은 풍부한 편인데요, 비가 떨어지는 날에는 책과 잔잔한 음악과 혼자 조용히 있을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그 곳을 천국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냐하하~ 그래서인지 비록 비가 오는 날에는 일을 하더라도 마음은 이미 천국으로 가 있어서 배실배실 웃음이 새어나올 때가 많지요. 

 제가 사는 곳은 그나마 시골이라 사람의 정이 거리와 논둑, 지나는 길 곳곳에 흐르고, 또 5일마다 서는 장날엔 사람 냄새가 뻥튀기 냄새와 섞여서 고소한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만 서울이나 다른 대도시의 회색빛 빌딩이 맞닿은 곳에는 냉냉한 콘크리트 기운만 감도는 것 같아서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사실 대한민국 사람의 큰 장점 중의 하나가 정(精)일 것인데 지금의 우리나라는 서로를 배려하기 보다는 자신만 잘 살려고 하는 정(精)과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 만연해서 이또한 안타깝네요. 

 한 번씩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그러면 너는 대한민국을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 하고 말이죠. 솔직히 당당하게 대답할 정도의 제 삶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하루에 한 가지만이라도 착한 일을 하고 살자고 아침에 눈뜨면 다짐을 합니다. 그리고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에게 따뜻한 눈인사 한 번, 폐지를 모아서 리어카에 싣고 힘들게 끌고 있는 어르신의 뒤에서 리어카를 조금 밀어 주는 것, 아파트 계단에 떨어진 휴지 몰래 줍기...이러한 미약한 행동이 하나씩, 둘씩 모인다면 보다 따뜻한 대한민국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추억이 아름다운 이유는 언제나 흐름속에 머물러 있어서 우리가 그것을 끄집어 내고 싶을 땐 언제든 우리 곁에서 기쁨과 즐거움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죠. 비오는 오후, 잔잔한 추억에 잠기며 급 故 김현식 님의 '비처럼 음악처럼' 이 듣고 싶네요. 글을 마무리 하면서 우리 누리사랑방(블로그의 순우리말)님들에게 선물 하나 부칩니다. 

 가 오는 날에 들으면 더욱더 감성 돋는 노래, 故 김현식 님의 '비처럼 음악처럼'입니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오늘 하루도 평화롭고 재미난 하루 보내시기를 마음으로 바라겠습니다. 

 written by_나프란